오랜만의 밤잔차질[2008. 09. 09.(월)]
"일찍와요 자전거 타게" 핸드폰에 친구의 문자가 왔다.
그러지 않아도 퇴근 하려던차에...주섬주섬 정리하고...
집에와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잔차에 라이트를 셋팅하고 집을 나선다.
"어디로 갈까 ?"
"아무데나" 이런 대책없는(?) 대답이
나도 친구도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말이다.
아무거나, 아무데나,......
시간도 늦었고 해서 안양천길을 가는데 까지 가보자 하고 출발한다.
한세대, 의왕시청, 그리고 안양천길 진입...
잘 가꾸어진 안양천길이 있다는 고마움을 다시 느끼며, 샤방샤방...
이따금 마주치는 잔차도, 산책하는 사람도, 데이트 하는 연인(?)도...
저만치 내비치는 라이트 불빛에 날것들이 날아들기도 한다.
반딪불이라도 만나면 좋으련만....
얼마를 사브작 거리는데...
"먼저 갑니다" 하며 잔차떼(?)가 우리를 추월한다.
"우측으로 우측으로 천천히 천천히...." 친구의 잔차질을 코치(?) 한다.
"뒤에 계속 옵니다" "먼저 갑니다" "계속 깁니다"라는 말을 던지며 지나는 잔차족들의 메너가 참 좋다.
서울쯤에서 수원까지 왔다 돌아가는 것인지 ? 수원쯤에서 한강으로 나가는 것인지 ?
하여간 잔차질의 기본이 확실한 잔차떼를 만나니 추월당하는 거시기보다 그들이 멋져 보였다.
그들 후미등의 반짝임이 아름답다. 마지막 주자를 보내고...
"이젠 다갔다 편하게 타" 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친구는 그들의 꼬리를 물고 따라간다.
친구와 나도 그들 잔차떼의 꽁지가되어 한참을 달린다.
산책하시는 분들은 어찌 생각 하실지 모르지만...
밤길 일렬로 달리는 잔차떼의 꽃뱀행렬은 참 멋지다.
학의천 합수부에서 그들은 휴식을 취하려는듯 멈추고...
나와 친구는 학의천을 따라 백운호수를 향한다.
학의천길은 산책나온 사람도 많고, 잔차도 많고....
앞서 신나게 달리던 친구의 속도는 주츰거리고, 때론 멈칫거린다.
시간도 그렇고, 달리는 재미도 그렇고....
"이제 그냥 돌아가요"
이렇게 잔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오는 친구와의 밤잔차질을 했다.
앞으로는 자주 하자고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