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한결 같이

겸(謙)을 가슴에 안고, 열정(熱情)을 등에 메고, 잔차 와 함께 . . .

바로 지금 ! 바로 여기 !

[좋은글]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경재생각은 ? 2013. 5. 8. 12:37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오늘이 어버이 날이네요

 

길가에서

과일 노점하시던 엄마가

 

시장 에서

야채 노점 하시던 엄마가

 

병들어 지친몸으로도

건대 몇단 부추 몇단 팔아서

수학 여행 안간다는 나에게 꼬깃한 돈을 쥐어 주시던 엄마가

 

많이많이 생각 난다.

많이많이 보고 싶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회들...  (0) 2014.03.17
삶이 나에게  (0) 2013.11.28
나는 당신에게 영원한 우정을 약속합니다.  (0) 2013.02.22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0) 2012.01.04
같이 있고픈 사람 [옮긴글]  (0) 201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