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한결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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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그리운 어머니

경재생각은 ? 2006. 3. 1. 15:35
***** 그리운 어머니 ******

아무도 보는이가 없다.
아무도 탓하는 이가 없다.
싸늘한 겨울바람 문풍지를 울린다.
창문밖은 아직도 캄캄하다.

그래도 어머니는 버선발 신의시며, 빛바랜 수건을 머리에 쓰신다.
행여 잠자는 아이들 깰까, 여닫이문도 살금 살금..
이내 굴뚝에 흰연기 모락 모락 오른다.
큰 가마솥에는 따듯한 물이 어린것들 개숫물로 데워지고
작은 가마솥에는 모락모락 김을 내며 아침 밥이 읶는다.

외양간에 송아지는 먼동트는 하늘보며 공연한 기상을 알린다,
음메~~~~
시리도록 차가운 장광에서, 거치른 손마디가 살어름을 헤친다.
아침 밥상에 오릴 배추김치와 동치미를...........
허리가 아프신지 반쯤 구부린 허리를 하염없이 두드려 본다.
굴뚝의 연기가 조금씩 사그러 진다.

동쪽 산기슭 쭈빗이 내민 겨울 태양이 유난히 밝은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 더해진 때문이리라.
어머니가 지펴놓은 아궁이의 불때문에 밤새 식었던 아랫목은 따듯해지고
개구장이는 점점더 깊은 잠에 빠져든다.

밥이 뜸들 동안도 어머니는 바쁘시기만하다.
봉당과 안마당을 비질하시고............
햇살이 창문앞에 턱을 바치고 있다.
곤히 잠들 자식놈이 안스러워 제대로 깨우시지도 못한다.

얘들아 학교가야지, 일어나거라
따듯해진 아랫목의 아늑함에 일어나기를 싫어하는 아이들
얘들아 학교가야지!!
한편으론 아궁이의 빨간 숯을 화로에 담으신다.
그리고 그 화로불에 무우를 숭숭 썰어넣은 된장찌게가 보글 보글 끓는다.
...........................................................

고등어 한마리를 구워도, 꽁치 한마리를 구워도,
어머니는 언제나 머리만 드신다. '어두육미' 라는 말씀과 함께
누군가 사온 사과라도 있으면,
언제나 껍질과 속만 드신다. '겁질에 영양가가 많다' 라는 말씀과 함께

나의 어머니
우리에 어머니
그리고 이세상 모든 어머니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
어머니의 젖 언제나 나의, 우리의 안식처가 아니었는가 ?

그 어머니 없으면 하루도 못살것 같았는데
님 가신지 아득한데 나는 아직 이렇게 살아 있다.
하루도 안게시면 살 수 없을것 같던 어머니를.....
아따금 약한 마음에 그리워 하며 아렇게 살고 있다.

어머니의 젖 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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