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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이런 남편, 이런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경재생각은 ? 2006. 3. 1. 15:44

 

[이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보슬비가 내리던 어느 봄날

머리숱이 줄어들까 고민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나를 위하여

빛바랜 우산을 들고 동네 어귀에 서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삶의 무게로 힘겨워 하는

당신의 어깨를 보았습니다.

 

당신이 예쁘게 가꾸어 놓은 정원의 나비가 되겠습니다.

때로는 당신의 향기를 아이들에게 전하고

때로는 아이들의 사랑을 당신에게 전하고

때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내 사랑을 전하고

때로는 그냥 말없이...

 

당신이 늦은 시간 아이들을 기다리며

아이들 책상에서 마음 졸이고 있을 때

나는 당신을 위해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권위로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남자가 아니라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당신의 눈 밑 주름을 미안해하며 바라보고

당신의 얼굴에서 삶의 희망을 느끼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아침 햇살을 온 몸에 안고 잠에서 깰 때

내 곁에 곤히 자고 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겠습니다.

 

당신이 두 번째 순위에도 행복을 느끼듯

나는 순위에 관계없이 당신 곁에서 당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늘... 사랑한다고 용기 내어 말하고

항상 따뜻하게 포옹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당신의 마음 속 먼지를 하나하나 털어내어

당신이 다시 빛날 수 있게 하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나는 지금부터 기도하겠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거두어갈 때 너무 많은 시차를

두지 말고 가능한 같이 거두어 달라고.

그래서 당신의 영원한 그림자가 되게 해 달라고.

 

당신이 쉬어 가고 싶을 때 자상하고 듬직하지 못해

충분한 나무그늘을 만들지 못할지라도

당신이 쉬어 가는 동안에 모든 가지를 한 곳으로 모아

당신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내가 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당신으로 인하여 내 삶은 의미가 있었어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라는 말을 듣는

그런 남편... 되겠습니다.

 

 

[이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눈이 오는 한겨울,

야근을 하고 돌아오는 퇴근 무렵에

따뜻한 붕어빵 한 봉지 사들고

당신이 내리는 지하철역에 서 있겠습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도

당신의 피로한 어깨를 느끼겠습니다.

 

당신이 들어오는 집이 향내 나도록 만들겠습니다.

때로는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로,

때로는 보리차 끓이는 냄새로,

때로는 만개한 소국들의 향기로,

때로는 진한 향수로...

 

당신이 늦게까지 당신의 방에 불을 밝혀

담배연기 자욱한 가운데 책을 볼 때

나는 슬며시 레몬 넣은 홍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외모로 당신 곁에 잠시 머무는 여자가 아니라

당신의 가장 가까운 벗으로서

있어도 없는 듯, 없으면 서운한

맘 편한 얘기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잠을 청하기 위해 불꺼놓은 보금자리.

대화하다가 동이 트는 것을 보아도

서로의 대화로 인하여 풍성해진

우리 맘을 발견하겠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나를 빌어 태어나는 아이가 장성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당신을 꼽는다면

나는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여도 행복하겠습니다.

 

늘.. 사랑해서 미칠 것 같은,

꼭 내 것으로만 여겨지는 그런 아내가 아니라

아주 필요한 사람,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공기 같은 아내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행여 내가 세상에 당신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는 일이 있어도

당신의 가슴에 크게 새겨지는

그런 현명한 아내가 되겠습니다.

 

지혜롭고 슬기로워 당신의 앞길을 밝히는

아주 밝은 빛은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호롱불처럼, 아니 반딧불처럼 당신 가는 길에

빛을 비출 수 있는 그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내가 흰서리 내린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당신은 내게 정말 필요한 사람이었소. 당신을 만나 행복했소."

라는 말을 듣는 그런 아내... 되겠습니다.

 

 

[새벽편지에서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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