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한결 같이

겸(謙)을 가슴에 안고, 열정(熱情)을 등에 메고, 잔차 와 함께 . . .

바로 지금 ! 바로 여기 !

[자전거와추억]

아련한 옛 추억이 생각 나서

경재생각은 ? 2006. 3. 14. 17:26

 

어제는 봄을 재촉하는 눈인지, 겨울을 아쉬워 하는 눈인지

탐 스런 눈송이가 내리더니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이제 저만치 닥아와 나를 기다리는 본처녀의 치마폭에 싸이고 싶은데...

마음같이 되지 않는 것이 또 인생사가 아닌가 한다.

 

먼 지난날 나 이릴적 생각에

이때 쯤이면 부러진 낫으로 만든 창칼(브러진 낫에 헝겁으로 둘둘말아 손잡이를 만든)과,

옆구리 터진 바구니를 들고 나물캐러 나가는 엄니, 누님들....

양지 바른 들녁을 따라 한나절 나들이 하고 돌아오시면

그날 저녁은 봄내음 그윽한 저녁의 진수성찬

달래 된장찌게(달래 생간장 무침도), 냉이국.....

그저 맛있기만 한 밥상이다.

이제는 슈퍼의 진열장에서 사온 냉이나, 달래로 대신 하지만....

정말 그 진한 향기의 봄성찬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부러진 삽과, 괭이, 친구는 곡괭이를 들고 양지바른 산등성이를 헤메던 기억도 난다.

칡뿌리 캐러 다니던 기억,  조금 이른 감도 있지만 칡순이 돗아나기전에 칡을 캐야

그맛이 진미다.

요즘 가끔 국도변에서 팔고 있는 통나무 같은 칡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 것은 소위(우리 표현으로) 개칡이다.

줄기만 거세고 열라 씹어봐야 씁쓸한 맛 뿐....

우리가 찾아헤메는 칡은 소위 알 칡이라고 해서, 줄기가 부드럽고 씹으면 단맛이 그윽하고

씹고나면 뱉어낼 줄기가 거의 없는 아주 부드러운 줄기로 형성된 칡이다.

이처럼 맛난 칡이 어디 흔하겠는가 ?

그놈을 찾아 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온산을 헤메고 다닐 수 밖에...

지금도 그 실력이 나올지 모르지만

아주 조금 솟아난 칡순(눈)을 보고도 알칡인지, 개칡인지 구별 해 냈던것 같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그리고 그놈의 알칡은 줄기가 연하다 보니 캐 내기도 어렵다.

개칡은 어느 정도 파고 줄기를 잡아당기면 줄기가 뽑히지만,

알칡은 천만의 말씀이다. 절대 뽑히지 않는다. 부러져 버린다.

하여간 자연은 신비롭다.

산에 들에나는 우리들의 먹거리(?)들

맛난 것은 찾기도 어렵고, 캐거나,  따기도 어렵다.

인생에 진리마냥 어렵게, 고생(노력)을 해야 만이 온전하고 맛난 먹거리를 구 할 수 있다.

 

정말 이맘때 부터 겨울이 올때 까지 우리들이 즐기던 먹거리를 한번 생각해 보면

겨울 눈이 녹기 시작하면

칡뿌리, 도롱뇽 알, 찔레순, 밀대, 삐울기, 소나무 순 껍질......등등

새로나는 새싹은 거의 모두가 먹거리다.

 

꽃이 피기 시작하고 가을 까지는

뻣찌, 보리수, 개암, 머루, 다래, 산딸기, 산수유,으름....

진달래 꽃, 아카시아 꽃, 목화솜(갖피어난 목화 솜 맛 죽인다)....

조금 나쁜 맘 먹으면,

참외서리, 수박서리, 자두서리, 복숭아서리, 감자서리,.......

냇갈의 피레미, 모래무지, 붕어, 중테미,....온갖 물고기....

 

그리고 겨울 까지에는

, 무, 감, 콩, 고구마,.....

 

겨울이 오면

이제 조금 먹거리가 줄어든다.

지붕위에 말려놓은 고무마(이맛 죽인다), 구덩이에 뭍어 놓은 무우,

얼음밑 미꾸라지, 바위 밑 개구리(이것은 잡는 것만).....

올무(덫)에 걸린 산토끼, 싸이나(청산가리)에 독살된 꿩.....

[요즘 이짓하면 절단난다]

 

늘 언제나 조금만 힘들이면, 조금만 비겁(?)하면, 조금만 나쁜 맘(?) 먹으면.....

그래도 늘 먹을것을 찾을 수 있다.

 

더 많은 먹거리가 있는 것 같은 데 글로 쓰려니까 잘 생각이 안난다.

아 하나더 겨울날의 진짜 진미.

겨울 초가집 처마밑에 잠자는 참새를 잡아 왕소금 구이

(참새고기 한첨이 소고기 열첨과도 안바꾼다는 전설이 있다)

 

참새잡는 법을 알려드릴테니 언제 한번 해보시라.

(시골 초가집있는 곳을 아신다면)

 

방법1

마대자루(요즘은 흔하다) 아구리를 사등분 하여(사각형으로) 세로쪽에 작대기 두개를 엮어묶어(마치 고기잡는 반도 처럼)매면 일종의 매미채가 만들어 진디. 이때 주의 해야 할 것은 작대기가 너무 무거우면 안된다. 왜 냐 하면 들기가 무겁다.

일명 참새채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이제 해가 저물기 전 초가집 처마를 자세히 관찰하여 참새가 잠을 자는 구멍을 찾아놓고

날이 저물기를 기다려라. 군밤도 구워 먹으며.......

밤이 깊어 밤 열한시 쯤 되면 낮에 보아둔 처마밑으로 참새채를 들고 가라(조용히)

그리고 참새채를 처마(참새구멍에) 대고 작대기 두개를 힘차게 부딪쳐라.

이것 이 매우 어렵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아까 마대아구리를 사등분한여 세로분 양쪽에 작대기를 묶었다.

가로분 만큼 여유가 있으니 작대기를 벌리면 아구리가 벌어지고,

작대기를 부딪치면 마대 아구리가 오무려진다.

(잘 기억하라, 벌어지고 오무려 지는 것을)

자 처마 밑에 가져다 댈때는 아구리가 벌어진 상태(작대기를 벌린 상태)다.

작대기 두개를 딱! 소리 나도록 부딪쳐라 이상태는 아구리가 오무려진 상태다.

! 또는 따닥!(순발력이 중요하다) 소리를 내어 참새가 놀라 깨어 날아 나오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음 동작은 잽싸게 다시 작대기를 벌려야 한 다는 것이다.

딱 부딪치고 그대로 있으면(오무린 체로) 참새가 날아 나와서 어디로 가겠는가 ?

! 부딪치고 잽싸게 다시 벌려야 한다. 그래야 참새가 마대 자루로 들어간다.

그리고 또 쨉싸게 닺아야 한다.

설명이 어려우면 할 수 없다. 내 실력이 이 뿐이니까...

이해 못하셨으면 다음 방법을.....

 

방법2

후레시(렌턴)을 준비하시라.

예전에는 구하기 어려워 방법1을 많이 썻지만 요즘은 흔 한 것이 렌턴이다.

렌턴 만 있으면(투자를 했으니), 그리고 참새구멍만 미리 보아 두었으면 이제 끝이다.

군밤이나 구워 드시며 시간만 보내시라 밤 11시 정도 까지....

투자 한 만큼 득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

밤이 깊으면 서서히 행동을 개시 하시라.....

낮에 보아둔 참새구멍으로 조용히 닥아가서 렌턴을 비추시라....

참새의 눈과 마주 칠 것이다.(반짝이는 눈)

그러면 구멍에 손을 넣어 잡으시면 된다.

(아차 사다리가 있으면 좋겠지요 ?  손이 다아야 하니까)

 

이때 조심 하셔야 한다.

혹시 뱀이 있을지도 모른다. ㅋㅋㅋ

하여간 렌턴을 비추면서 반짝이는 눈을 정확히 확인 하시라

잘못 하면 정말로 뱀을 웅킬지도 모른다.

 

어떤 방법이든 잡은 참새는 깃털을 뽑고 배를 가른후(좀 잔인 하지만) 내장을 없애고

왕소금좀 뿌려서 숯불에 구으면 그 맛 아무도 모른다.

(예전에는 아궁에 남은 잔불에 구워 먹었는데... 요즘은 숯이 흔하지 안으니 벙개탄 이면 제격이 아닐까 ?)

 

아무튼 옛기억을 적다 보니 엉뚱한 이야기로(살인의 추억) 흘러 버렸다.

하지만 이따금 그리운 옛시절의 추억이 아닌가 한다.

옛 시절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이글을 읽으시는 어르신들도 있으실지 모르니까....

 

글을 쓰다보니 말이 반토막 단어가 많아졌지만 이해 하시길 바란다.

 

내년 겨울에 참새 꼭 잡아보시길.................

'[자전거와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 만에 친구와 함께..........  (0) 2006.12.11
오서산 번개라이딩  (0) 2006.11.27
오랜만의 일요일  (0) 2006.03.06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  (0) 2006.03.02
몰바의 고백  (0) 200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