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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시렁 꿍시렁]

새벽편지 2통....

경재생각은 ? 2010. 7. 26. 16:58

날마다 배달되는 새벽편지...

한번 읽어보고 곧 지워버리지만...

마음에 찡한 편지는 조금더 오래도록 보관해 봅니다.

이따금 들쳑이며 나를 응원하고 추수리고 다독거리기 위해서...

 

메일함에 남아 있는 편지 2통

 

 

새벽편지 1

 

미움보다는 애정으로.....

 

층간 소음 문제로 1년 가까이 싸워오던
아랫집 신혼부부가 이사를 갔습니다.

어린애가 조금 시끄러울 수도 있는데
그걸 이해 못하고 얼굴만 찌푸리는
그들이 정말 미웠습니다.

아이에게 주의를 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너무 스트레스 받던 차에
가해자의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사 간 것이 속이 시원했습니다.

그 집에 새로 이사 온 노부부는,
이제 4살 된 우리 아들이 아무리 뛰어다녀도
단 한번의 항의가 없었습니다.

노인네들 가는귀가 먹었나 하며 안심하고 있는데
아이가 일찍 잠들어서 조용했던 어느 날
노부부가 저희 집을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동안의 불만을 한 번에 쏟아놓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며 문을 열어 드렸습니다.

"아이가 매일 건강하게 뛰어다니던데
오늘은 조용하네요.
혹시 어디 아픈 것은 아닌가 걱정이 돼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와봤어요."

그순간 저는 제 이기적인 생각과
미안함에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 뒤 저는 층간소음에 훨씬 더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저렇게 좋은 분들에게 폐가 되면 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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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편지 2

 

식당아주머니의 VIP메뉴

 

얼마 전 식당에서 겪은 일입니다.
작은 백반집에서 급하게 식사를 하는데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 한 분이
식당에 들어와 밥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와 함께
카운터 안쪽에 특별하게 준비된 메뉴판을
할아버지께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메뉴판에는 'VIP용' 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나도 똑같은 손님인데,
누구는 VIP 손님이고
누구는 일반 손님이라는 메뉴판 때문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식사가 끝난 후에
살며시 할아버지께 드린 VIP 메뉴판을
보았습니다.

그 메뉴판의 식사 가격은
1/3 밖에 되지 않는
낮은 가격이 쓰여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주머니는 저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손님 오해하지 마세요.
아까 그 노인분은 혼자 외롭게 사는 분인데
공짜로 드리려고 하면
식사를 안 하셔서 이런 방법으로 접대하고 있어요."

아주머니의 배려하는 마음을 보지 못하고
덮어놓고 의심부터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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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일이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 질거라 바래고, 희망으로 살고자 하지만...

이루는 일보다는 못이룬일이 많고...

희망을 이야기 하지만 어느새 절망을 느끼고 있는 나를 문득 문득 발견합니다.

내탓이다 내탓이다 하며 스스로를 달래고 달래며 노력한다고 하지만...

자꾸만 네탓이다 남탓이다 하며 나를 합리화 하는 나에게 자꾸 실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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