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한결 같이

겸(謙)을 가슴에 안고, 열정(熱情)을 등에 메고, 잔차 와 함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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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추억]

양평 산음 소리산(2007.05.05)

경재생각은 ? 2007. 5. 8. 09:11
아침 모닝콜이 울린다.

그냥 더 자고 싶다.

어제 동호회 모임 월례회의

이런저런 사연들로 조금 늦게 까지 술과 대화가 길어져

그래도 일어나야 한다.

오늘 양평 산음의 소리산  도토리 임도를 가야 한다.

밀려오는 잠과 늦게까지 마신 술독(?)을 밀어내기 위해

샤워기를 틀고 물을 뒤집어 쓴다.

잔차를 꾸려 지하주차장으로, 잔차를 해체(?)하여 쏘랭이에 싣고

만딩고님의 집 앞으로 만딩고님의 잔차도 해체(?)하여 실으니 07: 17분

07:00출발 계획이 조금 늦었다. 하늘도 잔뜩 흐려 있다.

 

쏠랭이의 엑셀을 높여 외곽순환도에 진입…… 

경부고속도로는 물론 중부고속도로의 차량행렬이 대단하다.

하남 미사리 도착,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팔당대교를 건너려는 차량들의 행렬이 장난이 아니다.

미사리 카페촌을 지나다 차도 밀리고, 속도 쓰리고

복국으로 해장겸 아침을 먹고, 다시출발

차량 행렬은 가는지 마는지 그 자리가 그자리,  잔차로 갈아탈까 ?

조금가면 잘 빠지겠지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행렬은 양평을 지날때까지

양평을 지나니 조금 속도가 난다. 소리산 비슬고개 도착시간이 12:05

5시간 가까운 사투(?) 끝에 도착 한 것이다.

어제 먹은 술로 컨디션이 엉망, 잔차질 시작도 하기전 이미 나의 기(氣)는 탈진상태(?)

연합 라이딩을 온듯한 한 무리의 잔차가 산음휴양림 임도를 돌아 나오고 있다.

우리팀(?)은 달랑 2명,  그래도 우리가 누군가(누구긴 ?) 반갑게 인사하고

잔차를 조립하여 페달질을 시작한다.

 

출발 할 때 엄살 피던 만딩고님은 점점 더 컨디션이 좋아지고

나의 커디션은 점점 더 주져앉는다.

조금 땀 흘리고 페달질 하면 좋아 지겠지 열심히 페달질 한다.

그나마 임도가 순해서 다행이다.  그래도 임도는 임도 아닌가.

사진 찍는 것을 핑계로 쉬엄쉬엄 간다. 

 

 

 

 [순한 임도.... 저멀리 봉미산 봉우리가.......]

 

 

중간중간 임도 보수공사 중, 공사를 위해 쌓아놓은 돌무더기로 한번의 낙차를 강요하는 것 외에

속도는 느리지만 그래도 잔차는 앞으로 가긴 간다.

히계터골 부근에서 챙겨온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해 보지만 컨디션은 여전히 아니다.

만딩고님은 이제 거의 정상컨디션을 회복 한 것 같다. 닉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강골 아닌가 ? 

다시 페달질 시작, 다시 한번  코스의 순함을 고마워 하며 얼마를 갔을까 ?

명성골에 다다를 무렵 임도를 보수하고 있는 포크레인 기사분이 우리의 전진을 제지 한다.

어딘가에 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통화 내용이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통화를 끝내더니 우리보고 입산금지라고 되 돌아가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방금 통화한 내용도

단속반원과 한 통화고, 그의 권고를 무시하고 계속 가겠다면 자신은 증거사진을 찍을 것이고, 단속반원에게

연락 할 수 밖에 없고, 당신이 연락하지 않아도 어차피 임도끝 날머리쪽에 단속반원이 있으니 사후 문제는 본인

소관이 아니고, 벌금 운운하며 돌아 갈 것을 권고한다. 지난주 어느님의 블로그 함백산 라이딩후기에도 이런 비슷한

경우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이젠 내 일이 되었다. 산차질 하면서 처음 당해보는 경우라

우리는 페달질 방향을 돌려 오던 길로 가리라라는 노랫말처럼 되어 버렸다.

 

 

[작은 교회와 새건물이 들어선듯한 마을 모습]

 

 

 

[그림 같은 집]

 

 

임도순환이라는 오늘의 목표가 무산되자 안 좋은 컨디션은 더욱 가라앉는다. 속만 시끄럽던 것이, 이제는

머리도 시끄럽다. 시원한 산소를 얼마나 마셔대고 있는데도 두통이 심해 진다. 가던 길을 돌아 다시 히계터골

날머리로 나왔다. 바리케이트 앞의 안내판에 입산금지 안내판이 있긴 있다. 비슬고개 들머리에서는 바리케이트가

열려 있어 보지 못한 것 같다.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의 내리막 내리가즘에 젖어본다. 다시 오르막을 만나니

오르가즘은 간데 없고 다리에 힘만 빠진다.  그래도 이 악물고 페달질 명성터널을 지나고, 다시 비슬고개 오르막 초입인

향소1리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 그늘에서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어가며 비슬고개 업힐의 체력을 보강하고 페달질을

해보지만. 무거워지는 다리와 가라앉지 않는 두통은 비슬고개의 업힐을 도와 주지 않는다.

만딩고님에게 조금 미안 했지만(어쩌면 좋아 했을지도그도 사람이니까) 더 이상의  페달질을 포기 했다. 

지나는 차량을 얻어타고 비슬고개 정상에 세워놓은 쏘랭이를 데려다가 잔차를 싣고, 실패한 라이딩의 기록을 남기고,

밀려오는 졸음과 사투하며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그래도 그만 하여 2시간여 만에 도착, 샤워하고 깊은 잠에 빠져든다.


 

 

[수령 500년의 나무 아래서.... 뭔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의 애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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