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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어느 여름날.........[2008. 08.03.(음력:07월 03일)]

경재생각은 ? 2008. 8. 4. 16:54

 

오늘은 어머니 기일이다.

어머니 가신지 강산이 2번바뀌고 이제 3번 바뀔 때가 되어간다.

내 나이 20대 초반의 젊은날에 어머니는 삶과 병마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내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보다,  가시고 난 뒤 흘려보낸 시간이 이제는 더 길어진 시간이다.

 

어머니 산소를 찾을때마다...

이런 부탁좀 해볼까 ?  이럴땐 어찌해야 하나요 ?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 ?

그러나 나는 늘 아무 말씀도 못드리고 돌아내려오곤 한다.

어느땐가 아들놈이

"아빠는 할머니 산소에 가서 절하시면서 무슨 말씀을 하세요 ?"

"........................, 너는 무어라고 말씀드리니 ?"

"할머니 저 왔어요!  라고 인사만 드려요"

그놈이 나보다 나은 것 같다.

얼굴 한번 뵌적없는 할머니께  저를 알아 보실 꺼라는 믿음으로...

 

오늘은 어머니 기일 이지만...

조카아이 결혼일자를 잡아 놓은 관계로 제를 올리지는 못하고...

(옛부터 늘 그렇게..... 혼인날(결혼날)을 잡은 다음에는 상가집도 안가고, 제도 안올리고......)

산소에만 다녀왔다.

나와 친구만...

큰 아이는 해외단기연수 한다고 출국하고...

작은놈은 학원수업때문에...

어차피 제를 못 올리니 그러라 했지만... 마음구석에 편치않은 거시기는 어쩔 수 없다.

 

돌아서 올라오는 길

늘 그러하듯 본가를 다녀올땐 늘 무거운 마음에 나나 친구나 별 말이 없다.

어쩌면 나 이세상에 오기전부터 내가 안고 가야 할 집안 사정과 상황들

이런 모든 것들이 내 삶의 한 쪽이라 받아드리고 살지만... 참 길기도 하다. 

막내인 나에게 시집와서 참 오랜시간을 나의짐 나누어 이어준 친구가 고맙다.

 

날이 더워서 그런가 어머니의 기억 한조각이 스친다.

나 국민학교 때  책보를 딸랑이며 집에 돌아온 어느 여름날

툇마루 찬장 밑에 놓여 있던 하얀사발에 노란물과 막대 하나

더운여름날 얼마를 못버티고 녹아버린 아이스께끼물이다.

그래도 달달한 맛에 홀짝 홀짝 마시고, 께끼막대도 몇번을 쪽쪽 빨아먹는다.

아주 드물게 마을에 들리는 아이스께끼장수 아저씨

고추나 감자 아니면, 찢어진 고무신, 아니면 빈병이나, 양은냄비 찌그러진것 등의 쇳조각을 주고

바꾸어 놓으신 아이스께기(하드)가  워낙 더운 날씨에 흔적도 없이 녹아 버린 것이다.

시원한 우물물 길어올려 벌컥벌컥 마시거나

당원한알 으께어 녹여서 달착쌉쌀한 당원물이며 더 좋고....

지금 우리집 냉장고엔 적어도 1개이상의 아이스크림이 있지 않을까 ?

 

아직도 열아홉 청년이라 우기는 내 짧은 삶의 시간이지만

정말로 참 많은 것이 너무나 많이 변하고 바뀌었다.

시간의 덧 없음과 가신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진다.

 

어머니! 지치지 않고 살도록 노력 할께요.

어머니가  아니 엄마가 많이 많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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