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한결 같이

겸(謙)을 가슴에 안고, 열정(熱情)을 등에 메고, 잔차 와 함께 . . .

바로 지금 ! 바로 여기 !

[삶의 흔적]

나 나이 먹어가는가 보다...

경재생각은 ? 2008. 9. 18. 19:01

햇살도 뜨겁고, 기온도 높고...

가을의 문턱을 넘은지 꽤 되는 듯한데 아직도 여름같은 날이...

봄이 왔다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고, 겨울가면 다시 봄이 오듯

모든 것은 지나가고 또 지나가는데...

내 삶의 괘적은 늘 거기가 거기 같구나

지난해도, 그전전 해도...  그리고 올해도...

 

추석 ?   한가위 ?

기다림의 설레임과 만남의 반가움이 뒤범벅이되어 오손도손 송편을 만들고 전도 부치고...

지난날의 추억들과 생활의 자잘한 이야기들로 밤 깊어가는 줄 모르는 어머니, 형수, 제수, 시집못간 누이,...

대청마루에는 오밀조밀 차려진 술상에 주거니  받거니 오고가는 술잔에 불그레 해진 아버지, 형님, 아우,...

이렇게 이렇게 사랑도 나누고, 미움도 나누고, 기쁨도 나누고, 슬픔도 나누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조금은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내마음의 황폐함 때문일 게다.

 

닫아도 열리고, 열어도 닫치는 고장난 문짝같은 삶의 무력함...

부어도 부어도 체워지지 않는 구멍난 자루처럼 새어 나가 메워지지 않은 생활의 골들...

나 부족함이 많아 이런마음 저런마음 다 쓸어담지 못하니

나를향한  섭섭함은 삭풍처럼 헤집고 지나간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렇게 시작하는 누군가의 싯귀를 읊조려 보지만...

나 자꾸 허망해지는 것은 나 나이먹어 가는가 보다.

 

그래도 놓고 갈수 없고, 떼어 낼수 없는 내 삶의 얼킨 줄기들...

나 사는 날까지, 나 할수 있는 만큼은 풀어보고 또 풀어 보면서 끌어 안고 가야 할 것을...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 2008. 09. 18.   오후에 -

'[삶의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저에게 힘좀 주세요.  (0) 2008.11.03
교통사고...  (0) 2008.09.25
금초(벌초)  (0) 2008.08.25
어느 여름날.........[2008. 08.03.(음력:07월 03일)]  (0) 2008.08.04
추억속으로 가버린 사람  (0) 2008.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