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한결 같이

겸(謙)을 가슴에 안고, 열정(熱情)을 등에 메고, 잔차 와 함께 . . .

바로 지금 ! 바로 여기 !

[꿍시렁 꿍시렁]

아주 천천히

경재생각은 ? 2006. 10. 3. 09:21

잔챠를 타다보면 그것도 산악 자전거를 타다보면
늘 속도와 험로 돌파에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조금더 빨리 달리고픈 욕망때문에...
쉽지않은 험로를 정복(?) 하고자 하는 욕망때문에...

 

잔차를 탈때는 홀로 라이딩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무리를 지어 라이딩을 한다.
무리를 지어 달리다 보면 어느새 열심히 페달질만 해 대는 나를 발견 하곤 한다.
민폐(?) 끼치지 않으려 그저 앞으로 앞으로 내달리는것에 온정신을...
길가에 피어난 코스모스도, 이름모를 들꽃들도 그저 스치고 지날뿐이다.

내가 왜 잔챠를 타는가 ?
멋지게 폼 잡으려고 ?
끝없는 목표 도전을 위해서 ?
폼잡으려 타는 것은 아닌 것 같고... 하기야 폼이라도 죽이면 좋겠지만
정말로 일 한번 내 보겠다는 도전 정신도 없고...
그럴듯한 기록이나 사건도 만들지 못하면서...

그저 막연한 생각으로 빨리 달려야 하고, 멀리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통상적 기준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삶에 종종거리다 이따금 잔챠에 오르면, 그저 페달질만 해대는 나에 대하여...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내가 잔챠를 타는 이유도, 명확한 목표도 없지 않은가 ?

 

이런생각을 해본다. 아니 이런 바램을 키워 보련다.
조금더 천천히, 조금더 여유롭게, 조금더 자연 가까이...
맨발로 뛰어다니던 흙먼지 나는 들길
밤송이가 굴러다니고 작은 내가 흐르는 산길
조금은 더 원시적인 들길 산길을

두런두런 이야기 하며 라이딩 하고싶다.

 

일상의 틀에 매달려  종종거리며 살아가는 나의 삶에
어쩌면 사치스런 허망한 바램일 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하고 싶다.
아주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